2020년이 되었고 마흔 살이 되기까지 1년이 남았다. 20대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치열하게 살았다고 자부했다. 그리고 호기롭게 서른 살을 맞이했다. 30대가 대부분 지나간 이 시점에서 나의 30대를 되돌아 보았다. 스물 여섯에 취업했던 직장을 30대에도 안 짤리고 계속 잘 다니고 있고 집을 샀으며 결혼을 했고 나를 닮은 아들이 태어났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흔히들 말한다. 그러고 보면 잘 살고 있다. 그런데 문득문득 불안한 마음이 자꾸 생기고 한번씩 답답해지는 이유가 뭘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올해 닥치는 대로 자기계발서를 읽고 있다. 그것도 매번 같은 책을 두 번씩. 그리고 희미하지만 답에 접근했다.
그동안 알 수 없이 답답함이 느껴졌던 이유는 내가 주인인 인생을 살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마음에 드는 길을 찾아가야 하는데 그것이 무엇이며 현재 내가 가고 있는 길이 그 길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또한 언제나 내가 아닌 다른 무엇이 되길 동경했다. 또 다른 상상 속 존재를 떠올리며 그것에 감정 이입을 시켜 현실로부터 도피했다. 나는 이제는 나를 더 좋아하고 싶다. 인생에 있어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되기 위해 애를 쓴다면 내가 주인인 인생을 살 수 있다.
내가 주인인 삶을 살려면 나를 위한 시간을 꼭 가져야 한다. 직업인으로서 내 역할에 충실히 하려면 하루 9~10시간은 직장에 매여 있어야 한다. 또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내 역할에 충실하려면 퇴근 후의 시간도 기꺼이 가족과 함께 써야 한다. 그럼 하루 1~2시간이라도 나를 위해 투자하려면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자유를 누리려면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는 수밖에 없다. 과거에 몇 번 시도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던 아침형 인간 되기. 그것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선택한 책이 바로 미라클모닝이다.
이 책은 성장과 발전을 끊임없이 욕망하는 인간의 본성을 긍정하며 그 본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아침 시간 활용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습관화하면 당신의 삶을 완전하게 바꿔줄 짧지만 혁명적인 여행이 될 거라 확신한다. 저자의 이런 확신은 나를 설레게했다. 사실 아침 시간 활용에 대한 책은 이미 10년 전 즈음 아침형 인간이란 유명한 책을 통해 접한 바 있다. 결과론적으로 그 때도 책을 읽을 때는 설레했지만 그 책의 가르침을 습관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때보다 더 절박하기 때문에 책의 내용을 저자가 가진 마인드와 태도를 내 삶에 적용하려고 노력했다. 우선 마눌님에게 내 삶의 변화에 대한 필요성과 함께 1시간 일찍 일어나서 내 시간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윈래 가족이 다 같이 한 방에서 잤는데 알람시계 때문에 나는 따로 자기로 했다. 그리고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알람을 설정해 두고 아침을 맞이하기로 했다.
이 책을 읽고 미라클모닝을 실천한 지 어느덧 열흘 째다. 사실 완전히 습관화가 된 후에 서평을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반성의 측면에서 지금 글을 쓰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반의 성공이자 실패라 볼 수 있다. 일찍 일어날 때도 있고 못 일어날 때도 있지만 언제 일어나든 꼭 30분이라도 미라클 모닝을 실시한다. 사실 요즘 재택근무가 잦아 출근 시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서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가장 힘든 것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인데 그게 잘 안 된다. 취침시간이 늦어지니 기상시간도 늦어진다. 늦게 일어나서 미라클모닝을 하면 사실 불편한 점이 많다. 이제 두 돌이 지난 아들이 깨서 거실에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혼자 방에서 내 시간을 보내기에 마눌님의 눈치가 보이기는 한다. 지금으로서는 잠자는 시간을 더 앞당겨서 새벽 시간을 어떻게든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의 저자 역시 본인의 삶을 바꾸기 위해 자기 계발에 시간을 투자하기로 결심했다. 그 역시 여분의 시간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첫번째 한 시간은 하루의 방향키로 그 한 시간을 생산적으로 쓰기 위해 노력한다면 나머지 하루도 그렇게 따라간다는 점을 생각하며 새벽 5시에 일어나기로 계획했다. 그리고 내 삶에 즉각적이면서 극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 여섯 가지를 골라 각각 10분씩 할당하고 매일 아침 여섯 가지를 전부 시도했다. 그 여섯가지는 침묵, 독서, 다짐, 상상, 일기, 운동이다. 다음은 저자의 아이디어 중 내가 습관화하고 싶은 것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침묵의 시간은 처음이라면 5분을 추천한다. 5분 동안 깊은 호흡으로 침묵 속에서 마음을 차분히 이완시키고 내가 감사하는 것들에 대해 깊이 생각한다. 이 시간은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행동하는 것도 아니고 존재하는 시간이다. 긍정적이고 평온한 에너지를 마시고, 당신의 걱정과 스트레스는 내쉰다고 상상하자. 그저 호흡하고 그저 존재한다. 나의 경우 살면서 일상에서 명상의 시간을 가진 적이 처음이다. 그래서 유튜브에 있는 명상 추천 영상의 도움을 받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독서 다음으로 좋아하는 시간이 명상 시간이다.
우리의 잠재의식에는 우리가 생각하고 믿고 행동하는 방식이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삶이 힘들어지게끔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 성공하는 삶을 위해 잠재의식을 새롭게 프로그래밍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확신의 말하기다. 건강, 사고방식, 인간관계 같은 각 부분에서 정말로 원하는 상태를 분명히 적고 종이에 적는다. 확신의 말은 최종 버전이 없다. 계속해서 업데이트 해야 한다. 매일 읽어야 한다. 또한 당신이 읽는 책은 무엇이든 당신의 생각에 영향을 준다. 뻔한 내용의 자기계발서라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다. 어떤 아이디어나 전략도 반복해서 노출해야 잠재의식에 새겨질 수 있다.
확신의 말 이후에는 5분 동안 이상적인 하루를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성공하는 삶을 만들기 위해 매일 해야 하는 행동들, 예를 들어 운동, 공부, 일, 글쓰기 등에 매진하고 있는 모습을 그려본다. 그 과정을 즐기고 있는 모습으로 그리는 것이 핵심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선물은 우리가 가진 가능성을 완전히 실현하며 사는 것이다.
미라클 모닝의 의도는 눈뜨고 처음 하는 행동을 바꾸는 것이다. 짧으면 6분만에도 할 수 있다. 아침 식사는 미라클 모닝 이후에 먹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먹은 음식이 곧 나를 말한다. 몸을 잘 돌보면 몸이 나를 잘 돌봐줄 것이다. 나는 매일 미라클 모닝이 지루해지거나 진부해지지 않도록 다양한 요소를 첨부하고 있다. 지루해지는 게 누구 탓일까? 그걸 다시 잼있게 만드는 것은 또 누구의 책임일까?
충격적인 교통사고 이후 저자는 다시는 걸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말을 듣는다. 열한 군데의 골절, 영구적인 뇌 손상,병원에서 결별을 고한 여자친구까지. 이런 절망적 상황에서도 그는 이 모든 걸 좋은 일로 바꾸었다. 내게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라고 망상에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고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들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은 깨끗이 인정하고, 내가 원하는 모든 것들을 이루어내는 것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내게 있음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충격적인 교통사고를 본인에게 일어난 가장 좋은 일로 바꾸었다. 사실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이 책을 찾았지만 이 대목이 가장 감동적이었고 인상 깊었다. 우리는 우리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일에 속상해하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그를 통해 어떤 역경도 내 인생에서 유리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과 그 과정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까지 끼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