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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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서 온 노래,"네가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라고 해도, 적어도 네가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소은아." 선배는 선배가 가장 좋아하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나를 슬프게도, 부끄럽게 했던 목소리로. 나를 보며 노래를 부르는 선배의 얼굴이 예전처럼 환하게 빛났다. 선배는, 지금의 내 나이가 되지 못했다.,사라지고 나서야 그 존재가 나의 지지대였음을 알아차리는 경우가 살면서 몇 번이나 있을까? 아직도 나는 죽음이 낯설다. 2017년 12월 18일을 기억한다. 그날은 평소처럼 따분히 잘만 흘러갔고, 한 명의 학생이었던 난 그가 녹음한 노래를 주워 들으며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기다렸다. 18일과 안녕하며 잠자리에 들기 직전 친구들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그의 소식을 들었냐고. 당시 내가 사용하던 스마트폰은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고철 덩어리였다. 때문에 나는 그를 가장 사랑했으나 그의 비보를 가장 늦게 접한 사람이 되었다. 죽음은 가장 평범한 하루 아래 스며들기도 한다. 스물 일곱. 편히 잠들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위로의 목소리를 들려주던 사람. 그의 나이를 따라잡고 있는 요즘, 나에게 담담한 어른이었던 그도 슬플 때가 있는 한 명의 인간이었을 뿐이다. 오늘 읽은 이야기에서 선배에게 이리저리 치이던 소진을 구해준 미진 선배도 돌이켜보면 겁 많은 어린 학생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결국 우리는 다 같은 사람이다. 해가 지날수록 나는 단단해지는 법을 배우며 자랐고, 그는 자신이 남긴 기록과 함께 늘 그 자리에 있다. 나의 어느 일부분은 그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오래 기억하려 한다. 당신 덕분에 올 겨울도 따뜻하게 잘 보냈다는 말을 조용히 읋어본다. 오늘도 그의 라디오를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다정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그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