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 한국 200만 부 돌파, 37개국에서 출간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마이클 샌델 (지은이), 김명철 (옮긴이), 김선욱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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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5 공리주의의 핵심 사상은 간결하며, 언뜻 들어도 마음에 와 닿은다. 도덕의 최고 원칙은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 쾌락이 고통을 넘어서도록 하여 전반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가 말하는 ‘공리’란 쾌락이나 행복을 가져오고, 고통을 막는 것 일체를 가리킨다. p.63 인간의 기본권 존중을 내세워 벤담의 공리중의에 반박하는 사람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다. 그 조건으로 시 전체가 행복해진다 해도 그렇다. 다수의 행복이라는 명분아래 죄 없는 아이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는 잘못이다. p.66 모든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가 하는 물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어떤 비용, 편익 분석은 사람 목숨까지도 달러로 환산한다. p.68 공리주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이 같은 사례를 증거로 내세워, 비용, 편익 분석이 잘못 이용되고 있으며 사람 목숨을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도의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p.73 벤담의 ‘최대 행복’ 원칙에 대한 두 가지 반박을 살펴보았다. 하나는 인간의 존엄성과 개인의 권리에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 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중요한 도덕적 문제를 모조리 쾌락과 고통이라는 하나의 저울로 측정하는 오류를 범한다는 주장이다. p.74 밀의 저서 <자유론>의 요지는, 사람들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개인의 자유를 간섭하면서 개인을 보호하려 들거나 다수가 믿는 최선의 삶을 개인에게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 p.88 공리주의 논리는 꽤 급진적인 부의 재분배를 옹호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부자들의 돈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 주는데, 이를테면 그로 인해 게이츠가 받는 타격이 돈을 받는 사람들이 얻는 혜택보다 더 커지는 순간 멈추는 식이다. p.92 로버트 노직은 <아나키에서 유토피아로>에서 그의 결론은 이렇다. “오직 계약을 집행하고, 사람들을 무력과 절도와 사기에서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최소국가만이 정당화될 수 있다. p.102 자신을 소유한다는 생각은 선택의 자유와 관련한 많은 논쟁에 등장한다. 내가 내 몸, 내 삶, 나라는 인간을 소유한다면, 그것을 내 마음대로 다룰 자유를 갖고 있어야 마땅하다. p.104 물론 콩팥 판매를 허용하되, 오로지 목숨을 구할 목적일 때와 판매자의 생명에 지장이 없을 때로 제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정책은 자기소유 원칙과는 거리가 있다. p.111 자유시장 옹호는 전형적으로 두 가지 주장에 근거한다. 하나는 자유에 관한 주장이고, 또 하나는 행복에 관한 주장이다. p.114 오늘날에는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싸울 사람을 군이 모집하고, 납세자가 단체로 그들에게 돈을 지불한다. p.116 자유시장주의자라면 답은 분명하다. 징병제는 강제성을 띤 일종의 노예제라서 부당하다. 이 제도는 국가가 시민을 소유하고 멋대로 다룰 수 있음을 암시하며, 따라서 시민에게 전쟁에 나가 목숨을 걸고 싸우라고 강요할 수 있다는 뜻이다. p.119 자원군은 겉보기만큼 자발적이지 않을지 모른다. 실제로 강압적 요소가 끼어들 수 있다. 사회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없다면, 입대를 결정한 사람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징집되는 셈이다. p.121 이처럼 자원군을 지지하는 시장 논리에 대한 첫 번째 반박은 불공평 그리고 강제와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해, 계층간 차별이라는 불공평, 그리고 가난 때문에 대학교육 등의 혜택을 받는 대가로 어쩔 수 없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젊은이에게 부과되는 강제다. p.124 군 복무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징병에 찬성하는 쪽은 군 복무 역시 배심원 의무처럼 시민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군복무는 민주사회의 시민 의식을 드러낼 뿐 아니라 심화시킨다. p.128 민간 군사 기업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블랙워터 월드와이드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인 에릭 프린스는 해군 특수부대인 실에 복무했으며, 열렬한 자유시장 옹호자다. p.138 이 주장은 공리주의에도 도전한다. 정의가 단지 쾌락을 극대화하여 고통의 양을 넘어서게 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모든 재화를, 그로 인한 쾌락이나 고통을, 단 하나의 통일된 방법으로 무게를 달아 가치를 평가하면 그만이다. p.142 사람들은 오늘날의 상업적 대리 출산이 아기 M 사례보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적다고 생각한다. 대리모가 난자가 아닌 자궁과 임신이라는 노동만을 제공하기 때문에, 아이는 유전적으로 대리모의 자식이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견해에 따르면, 아이는 거래되지 않으며, 대리모가 아이의 소유권을 주장할 개연성도 적다. p.147 보편적 인권을 믿는 사람이라면 공리주의자는 아닐 것이다. 모든 인간은 그가 누구든, 어디에 살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면, 단순히 집단적 행복의 도구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p.149 그는 도덕이란 행복 극대화를 비롯한 어떤 목적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도덕은 인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여기고 존중하는 것이다. p.158 칸트는 자신이 ‘끌림 동기’라 부른 것을 의무 동기와 대조해 비교한다. 그러면서 의무 동기에서 나온 행동만이 도덕적 가치를 지닌다고 주장한다. p.165 의무와 끌림이라는 첫 번째 대조는 이미 살펴보았다. 단지 의무 동기만이 어떤 행동에 도덕적 가치를 부여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두 가지 대조를 설명해보겠다. p.167 이성이 어떻게 이를 해낼 수 있을까? 칸트는 이성이 의지에 명령하는 두 가지 방법을 구별한다. 하나는 잘 알려진 가언명령이다. 가언명령은 이성을 도구로 활용한다. 'X를 원한다면 Y를 하라‘는 식이다. 말하자면, ’사업가로 좋은 명성을 얻고 싶다면 고객을 정직하게 대하라‘는 명령이다. p.172 칸트가 말하듯이, 인간은 “단지 수단으로 이용되는 물건”이 아니다. 내 안에 존재하는 인간성을 처분할 권리는 다른 사람은 물론이고 내게도 없다. p.198 이제 한 가지 사고실험을 생각해보자. 원칙을 정하려고 모인 사람들이 자기가 사회에서 어떤 위치에 속할지 모른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니까 “무지의 장막” 뒤에서, 즉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일시적으로 나마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선택한다고 상상하자. p.199 롤스는 이 가언계약에서 정의의 원칙 두 가지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언론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 같은 기본자유를 모든 시민에게 평등하게 제공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사회적 공리나 일반적 행복에 앞선다. 두 번째는 사회적, 경제적 평등과 관련한 원칙이다. 이것은 소득과 부를 똑같이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지만,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을 인정한다면, 그 이익이 사회 구성원 가운데 가장 어려운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p.204 사회계약에 목을 맨 사람이 아니라면, 변기 수리에 5만 달러를 약속한 계약은 두 사람이 아무리 자유롭게 동의했다 해도 터무니 없이 불공정한 계약이라고 말할 것이다. 이 사건은 계약의 도덕적 한계 두 가지를 잘 보여준다. 첫째, 동의했다고 해서 그 합의가 공정하다는 보장은 없다. 둘째, 합의만으로는 도덕적 의무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이런 계약은 상호 이익은커녕 호혜라는 이상을 조롱할 뿐이다. p.215 능력 위주라는 개념에 걸맞게 자유시장에서 소득과 부가 공정하게 분배되려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재능을 개발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모두 똑같은 출발선에 서서 경기를 할 때라야 승자도 포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p.226 롤스가 도덕적 자격을 분배 정의의 기초로 인정하지 않는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내가 경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은 재능을 가졌다 해도, 그 재능이 전적으로 노력의 결과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둘째 역시 중요한 우연적 요소인데, 특정한 시기에 사회가 가치를 두는 자질 역시 도덕적으로 임의성을 띤다는 점이다. p.240 소수집단우대정책을 지지하는 다양성 논리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집단적 책임이라는 개념과는 무관이다. 입학에서 혜택을 받은 소수 집단 학생이 개인적으로 차별이나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는지를 증명하는 문제와도 무관하다. 다양성 논리를 내세우는 이들은 입학 허가를 수혜자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으로 본다. p.249 롤스가 우리에게 일깨워준 대로, “뛰어난 재능을 타고 날 자격이 있다거나 애초부터 사회에서 유리한 출발선에 설 자격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의 장점을 높게 쳐주는 사회에 살게 된 것도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그저 행운일 따름이다. p.264 재화의 목적에서 그 재화의 적절한 분배에 이르기까지 아리스토텔레스의 추론 방식은 목적론적 추론의 예를 보여준다. 그는 재화를 공정하게 분배하려면 해당 재화의 텔로스, 즉 목적을 물어야한다고 말한다. p.271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는 그보다 숭고한 행위인 좋은 삶을 사는 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정치의 목적은, 사람들이 고유의 능력과 미덕을 개발하게 만드는 것, 즉 공동선을 고민하고, 판단력을 기르며, 시민 자치에 참여하고,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걱정하게 하는 것이다. p.276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런 식으로 미덕을 갖출 수 없다고 말한다. “도덕적 미덕은 습관의 결과로 생긴다.” 행동으로 터득하는 것이다. “미덕은 우선 그것을 연습해야 얻을 수 있다. 예술이 그러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