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소녀 혹은 키스
최상희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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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전학생을 불쌍한 아이로 만드는 게 담임의 목적이었다면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다. 아이들은 각자의 일로 바빴고 날씨는 더웠다. 게다가 얼마 뒤면 중간고사였다. 전학생의 부모가 섬나라 왕과 왕비나 되면 몰라도 없는 부모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p.149,사람을 미워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다만 시대가 변화에 맞추어 그 구색이 달라질 뿐이다. 주인공은 전학생의 목덜미, '오' 발음을 할 때의 동그란 입술, 포도 아이스크림은 없다는 말에 "그럼 딸기."라 답하는 천진함처럼 오, 란디의 사소한 모습이 좋았다. 주인공은 정말 란디가 사소하다 생각됐을 경우에만 좋아했나. 란디는 늘상 1등을 꿰차던 주인공의 머리 위로 올라섰다. 그전의 설렘은 증오가 되었으며, 란디의 목덜미가 싫어 앞자리에 앉았다. 열등감 가득한 아이들의 괴롭힘을 목격할 때 방관했다. 그래서 벌을 받았던 걸까? 주인공에게는 평생 지고 가야 할 사건이 생긴다. 자책에 빠진 주인공 옆엔 매일의 란디가 있다. 난 소위 "운이 안 좋았다." 말하는 모든 재난은 스스로의 업보에 닥친 비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란디가 떠나지 않았으니까. 그러므로 회개할 수 있으니까. 주인공에게 란디는 어쩌면 일어설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혼자만 다른 주파수를 가지고 있어 영영 외로울 뻔한 오, 란디. 그리고 그 소리에 응답할 수 있는 소년. 오늘도 란디의 포도를 기다린다. 내일도 와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