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나이프
엠마뉘엘 베르네임 (지은이), 이원희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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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첫 작품답게 더 날것처럼 느껴진 것은 비단 구성이나 결말의 임팩트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일인칭 시점을 삼인칭으로 서술하지만 자신을 객관화하지 못하는 여자의 상상과 추측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얽히고 설킨다. 대사가 없는 이 소설에서 남주인공 세실의 단어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기에 나는 이 모든 게 주인공의 공상이 만들어낸 사랑의 비유로 여겨졌다. 단조롭고 매력 없는 삶에서 무언가가 일어나길 바라는 주인공 엘리자베스. 그녀는 지하철 안에서 몰래 어떤 남자를 잭나이프로 찌른다. 기다리던 사건은 곧 사랑이었고 마침내 자신의 희생자를 쟁취하게 된다. 엘리자베스의 말대로라면 남자는 자신을 찌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다만 엘리자베스가 그 사건을 과거로 잊고 현재의 세실을 사랑한다면, 후자는 바로 자신이 상처입는 순간, 즉 과거의 여자를 사랑한다. 엘리자베스는 그를 잃을까 두려워 다시 그의 몸을 잭나이프로 찌를 순간을 기다린다. 모든 관계에는 끝이 있고 어떻게든 그마지막을 피하려면 이 사디즘과 마조히즘의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그러면 두 사람 중 한 명은 너무 많은 피를 흘리게 되지 않을까 ? 증오로 살아간다는 엘리자베스의 고백은 사랑(관심)을 갈구하는 여자의 목소리와 섞여 더 안타깝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