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소녀 혹은 키스
최상희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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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의 노래,무언가••••••. 무언가 소중한 것을 우리는 지키려 했다. 무나와 내가 살던 세상은 춥고 황량했다. 차갑고 잔인했으므로 사람들은 쉽게 잊거나 잃고, 버리거나 빼앗겼고, 그럼으로 해서 세상은 더욱 음산하고 흉포해졌다. 그것을 잊지 않고 지키려 한 것은 무나와 나뿐이었으므로 우리는 추방당했다. p.194,오늘의 이야기 속 '나'와 무나는 사카라는 이름을 한 분홍 물고기의 등 위에서 산다. 집을 지었으며 낚시를 통해 끼니를 해결하기도 한다. 간혹 사카가 난폭하게 굴 때면 무나는 아름다운 노래 소리로 사카를 다독인다. 주인공도 무나의 노래가 좋았다. 무나는 가끔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도 한다. 검은 바탕에 노란 줄무늬를 가진 고양이를 키웠던 일. 양쪽에 부모님 손을 잡고 버스 나들이를 떠났던 일. 잠이 무척 왔지만 눈을 감으면 꿈에서 깰까 봐 기를 쓰고 깨어있었다는 말. 무나의 이야기가 진짜인지 아닌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냥 그러려니 한다. 그러다 어느 날 우리는 사카에게로 떠밀려 온 여행 가방 속 옷가지와 낡은 곰인형을 발견했고 무나는 이유 모를 눈물을 흘린다. 옷의 주인은 누구이며 가방은 어디서 왔는지,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에 잊으려 애쓴 이야기가 떠오른 건 무엇 때문인지. 작은 아이들을 품어주기엔 세상은 온통 춥고 황량하다. 사람은 가장 외로울 때 이불을 찾는다. 아주 오래 잠을 청하고만 싶어한다. 악몽에 시달리더라도 간신히 버티는 이 현실보다야 낫겠거니 싶다. 우리 모두 사카의 등 위에 올라타 무나의 노래를 들었던 시기가 분명 있었을 거다. 그렇지만 당신과 나에게 사카가, 그리고 무나가 있어서 다행이다. 세상에게 추방당했다고는 하지만 내 안의 사카를 놓지 않고 돌봐주어서 고맙다. 가끔은 현실보다 꿈이 더 즐거울 때가 있기 마련이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세요. 모두 1평의 바다에서 살아내느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