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개정판
혜민 (지은이), 이영철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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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도 감명깊게 읽었고, 기억하고 싶고 내 가치관과 습관으로 만들고 싶었던 구절들을 따로 옮겨 적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메일 보낼 때 좋은 구절을 밑에 적어주기도 했다.ㅞ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흘렀다. 이 책은 우리집 한구석을 계속 지키고 있었다. 이번 주말 아이를 돌보며 동시에 부담없이 자투리 시간이 날 때마다 읽을 만한 책을 찾다가 다시 이 책을 잡게 되었다. 마침 금요일 직장에서 누군가와 있었던 사소한 사건이 계속 마음 속에 찝찝하게 남아 있어 누군가에게 내 고민을 말하고 싶었던 타이밍이었다. 잘됐다. 혜민 스님에게 다시 내 고민에 대해 물어보자. 예전에도 몇 번을 읽고 요약도 했었고 서평도 썼지만 지금 다시 보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책을 처음 접하고 8년이 지났으리라. 8년 동안의 시간 이후 더 책 내용에 공감하는 부분, 더 가슴 속에 담았어야 하는 내용들이 눈에 들어왔다. 더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한 좋은 말씀들, 스스로를 더 성찰하게 만드는 그런 말씀들을 정리해 보았다. 자투리 시간에 내 손에 휴대폰밖에 없을 때 페이지 어플에 접속해 내가 쓴 글을 수시로 읽으며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1. 휴식의 장 저녁식사로 혼자 라면을 끓여 먹더라도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마음으로 드셔요. 지금 내 자신을 쓰다듬으며 "고생했다." 말 한 마디 해주세요. 그리고 평소보다 한 시간 먼저 잠을 청하세요. 나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평소에 싫어하던 사람을 만났다고 합시다. 그 사람을 만나면 역시 좋은 면보다는 싫은 면이 먼저 보여요. 그런데 여기서 렌즈의 초점을 다시 맞춰 그 사람의 좋은 면만 보려고 노력해보세요. 시간이 얼마쯤 지난 후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내 주위에는 정말로 좋은 사람들만 있다고 나도 모르게 느끼게 됩니다. 내 주위 사람들은 다 똑같은 사람들인데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좋고 싫고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기분 나쁜 일이 생겼습니까? 가만히 놓아두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일을 마음속에 계속 담아두고 되새기면서 그 감정의 파동을 더 크게 증폭시키지 마십시오. 숙면하기 위해서는 주무시기 전 살면서 고마웠던 분들, 다른 사람을 도와주며 뿌듯했던 순간들, 이런 것을 이불 속에서 떠올려본 후 잠을 청하세요. 아주 편하게 주무실 수 있습니다. 2. 관계의 장 누구를 미워하면 우리의 무의식은 그 사람을 닮아가요. 미워하면 그 대상을 마음 안에 넣어두기 때문에 내 마음 안의 그가 곧 내가 됩니다. 그러니 빨리 용서한 다음 바로 쫓아내버리세요. 싫어하는 사람을 내 가슴속에 넣어두고 다닐 만큼 그 사람이 가치 있습니까?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냥 내가 약간 손해 보면서 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십시오. 우리는 자신이 한 것은 잘 기억하지만 남들이 나에게 해준 것은 쉽게 잊기 때문에, 내가 약간 손해 보면서 산다고 느끼는 것이 얼추 비슷하게 사는 것입니다. 그 사람을 처음 봤을 때 그의 결점이 딱 보이는 건, 그리고 그 결점이 두고두고 나를 괴롭히는 건, 내 안에도 똑같은 결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행복을 결정하는 질문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에게 의미를 가져다주는가? 둘째, 나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은가?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을 잘하는 사람을 가만히 살펴보면 본인이 불행해서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 배경이나 지금 상황이 불행하니 나오는 말도 아프고 가시 돋쳐 있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마음에 담지 말고 "니 참 불쌍타." 생각하고 넘어가십시오. 서운하면 서운하다고 그 자리에서 바로 말하십시오. 그 자리에서 말하면 상대방은 '아차!'합니다. 바로 이야기하지 못하면 감정이 쌓이게 되고, 나중에 그 이야기를 해야 할 때 서로를 아프게 만듭니다. 3. 미래의 장 아이들이 정말 잘되길 바란다면 아이를 향한 지금의 관심과 기대치를 일정 부분 낮추고 낮아진 수치만큼 관심을 자신의 부모님에게로 돌려주세요. 이러면 아이들이 더 잘 자랄 수 있어요. 그냥 소신 있게 밀고 나가요. 원래 세상 사람 모두 만족시킬 순 없거든요. 적이 몇 명 생길 수 있겠지만 나를 더 많이 아껴주는 사람들도 이번 계기로 훨씬 더 많이 생길 거에요. 개개인의 존엄의 가치는 다른 사람이 뭐라고 말하든 오직 자신만이 스스로 정의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나에 대해 평가하려 든다면 콧방귀를 뀌며 생각하라. '내 가치는 내가 안다.' 4. 인생의 장 내가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 있을까요? 그건 지나친 욕심입니다.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면 자연의 이치가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걱정할 시간에 나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하십시오. 싫어하는 것은 엄격히 말하면 그 사람 문제지 내 문제는 아닙니다. 죽기 전에 내가 꼭 가보고 싶은 곳들, 경험해보고 싶은 일들, 만나보고 싶은 사람들을 쭉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냥 그것들을 꾸준히 하세요. 지혜롭지 못한 사람은 '나도 그 정도는 안다.'에서 시작하므로 새로운 것이 들어갈 틈이 없는 반면, 지혜로운 사람은 '나는 아직 모른다.'라는 마음으로 다른 사람 이야기에 귀 기울이니 더 큰 지혜가 쌓입니다. 희한하지.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돌아오는 상은 더 많은 일이라네. 집중만 하면 전화번호부 책도 재미가 있어요. 지금 삶에 재미가 없는 것은 내가 지금 내 삶에 집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은 너무 정치적이야."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사실 더 정치적입니다. 5. 사랑의 장 좋은 인연이란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닌 끝이 좋은 인연입니다. 시작은 나와 상관없이 시작되었어도 인연을 어떻게 마무리하는가는 나 자신에게 달렸기 때문입니다. 6. 수행의 장 우리가 매일 쏟아내는 말들 중에 얼마만큼이 진짜 내 말이고 얼마만큼이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짜깁기해서 내 말로 둔갑한 말인가요? 나는 진짜로 나만의 말을 얼마나 하나요? 진짜 내 말이라는 것이 있기는 한가요? 현재 벌어지고 있는 내 마음의 상황을 직시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깨닫게 된다.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은 고정된 실체가 없다는 것을. 이 깨달음이 있고 나면 화, 짜증, 불안, 미움의 감정이 일어나도 크게 끄달리지 않게 된다. 그것들은 내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구름과도 같은 손님이기에. 마음을 다스리려 하지 말라. 그저 그 마음과 친해져서 그 마음을 조용히 지켜봐라. 비방만 받는 사람이나 칭찬만 받는 사람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칭찬도 비난도 모두 속절없나니. 모두가 제 이름과 제 이익의 관점에서 하는 말일 뿐. 7. 열정의 장 말을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얼마나 옳은지 격한 감정을 드러내며 말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런 대화 후에 남는 것은 결국 상처뿐이지 않나요? 사상이나 믿음보다 더 중요한 소중한 사람이 앞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내가 옳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같이 행복한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내가 열심히 하는 맛'에만 빠져들거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면서 도덕적인 문제를 무시하며 '내가 열심히 하는 맛'에만 빠져든다면, 그 일은 목표한 대로 잘될 수가 없다. 지식인이란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다. 정의와 자유, 선과 진실, 인류 보편적 가치가 유린당하면 남의 일이라도 자신의 일로 간주하고 간섭하고 투쟁하는 사람이다. - 장 폴 샤르트르 8. 종교의 장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한 사람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 마태복음 25장 40절 기도는 하느님의 사랑을 더 얻게 되는 것이 아니고 원래부터 우리를 항상 사랑하셨다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중생이었던 내가 부처가 되는 것이 아니고 원래부터 부처였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입니다. 부처님 말씀이 진짜인지 알 수 있는 초간단 테스트 지금 가장 편하다고 느끼는 자세를 해보십시오. 30분만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어보십시오. 가장 편한 자세가 가장 불편한 자세로 변합니다. 세상에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그 편하고 좋은 것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