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p 사랑의 위기를 초래하는 것은 단순히 다른 타자의 공급이 넘치기 때문만이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오늘날 모든 삶의 영역에서 타자의 침식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 이와 아울러 자아의 나르시시스트화 경향이 강화되어가고 있다는 점에 있다.
18p 에로스는 강한 의미의 타자, 즉 나의 지배 영역에 포섭되지 않는 타자를 향한 것이다. 따라서 점점 더 동일자의 지옥을 닮아가는 오늘의 사회에서는, 에로스적 경험도 있을 수 없다.
18p "아토포스로서의 타자는 언어를 뒤흔든다. 그에 관하여, 그를 두고 이야기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수식어는 틀리고, 고통스러우며, 서툴고, 민망하다."
* 아토포스(atopos) : 어떤 장소에 고정되지 않은 것. 정체를 알 수 없는 것.
19p 우리는 끊임없이 모든 것을 모든 것과 비교하며 이로써 모든 것을 동일자로 평준화한다. 타자의 부정성은 소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 그 사람, 그 자체가 아닌, 주변과 비교한 (평균적이고 이상적인) 모습만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19p 모든 것이 평탄하게 다듬어지고 소비의 대상이 된다.
19p 자기애를 지닌 주체는 자기 자신을 위해 타자를 배제하는 부정적 경계선을 긋는다. 반면 나르시시즘적 주체는 명확한 자신의 경계를 확정하지 못한다. (중략) 그는 타자의 타자성을 인식하고 인식할 줄 모른다.
* 호수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나 인지, 타인인지 인식하지 못한다.
20p 오늘날 나르시시즘적 성과주체는 무엇보다도 성공을 겨냥한다. 그에게 성공은 타자를 통한 자기 확인을 가져다준다. 이때 타자는 타자성을 빼앗긴 채 주체의 에고를 확인해주는 거울로 전략한다.
* 나 자체로 존재하지 못하고, 그 사람을 통해서만 나를 인식하는 것.
20p 에로스는 타자를 타자로서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이로써 주체를 나르시시즘의 지옥에서 해방시킨다.
32p 자본주의는 죄(채무)를 만들기만 할 뿐이다. (중략) 우울증은 소진증후군과 더불어 할 수 있음을 초래한는 구제할 수 없는 좌절이며, 다시 말해 심리적 파산 상태를 드러내는 질병이다.
41p 타자와의 성공적인 관계는 일종의 실패로 여겨진다. 타자는 오직 할 수 있을 수 없음을 통해서만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중략) 그래서 에로스적인 것은 '붙잡다', '가지다', '알다'와 같은 말로 규정하려먼 말이다. (중략) 혹은 에로스는 그 모든 것의 실패다. 우리가 타자를 소유하고 붙잡고 알 수 있다면, 그는 더 이상 타자가 아닐 것이다. '가지다', '알다', '붙잡다'는 모두 할 수 있음의 동의어이다.
* 타인은 죽을 때까지 알지 못하고 가질 수 없는 존재.
* 가졌다면 사랑이 아닌 소유, 성공한것. 이는 곳 실패한 사랑.
42p 타자가 성적 대상으로 여겨질 때, 타자가 성적 대상으로 지각될 떄, 부버(Martin Buber)가 말한 "근원거리(Urdistanz)"는 손상된다. (중략) "근원거리 두기"는 타자가 하나의 대상, '그것'으로 전락하고 사물화되는 것을 막아준다.
44p "사랑은 하나의 가능성이 아니다. 사랑은 우리의 주도권에 따라 만들어지지 않는다. 사랑은 밑도 끝도 없이, 우리를 급습하고, 우리에게 상처를 입힌다."
46p 기억은 있었던 것을 그대로 다시 눈앞에 떠오르게 해주는 단순한 복원의 기관이 아니다. 있었던 것은 기억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기억은 앞으로 나아가는 살아 있는 서사적 과정이며, 이 점에서 데이터 저장 장치와 구별된다.
47p 순간이 없는 시간은 그저 더해지기만 할 뿐, 더이상 상황적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58p 사랑하는 자는 타자 속에서 죽지만 이 죽음에 뒤이어 자기 자신으로의 귀환이 이루어진다. (중략) 우울한 나르시시즘적인 주체는 어떤 결론도 맺지 못한다. 하지만 결론이 맺어지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흘러가고 떠내려가버릴 것이다. 우울증의 주체가 안정된 자아상을 갖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59p "지배자는 자기 자신을 통해 타자를 장악하지만, 사랑하는 자는 타자를 통해 자기 자신을 되찾는다. 사랑하는 두 사람은 각각 자기 자신에게서 걸어나와 상대방에게로 건너간다. 그들은 각자 자기 안에서 사멸하지만 타자 속에서 다시 소생한다."
73p 더 나아가 일루즈는 선택의 자유가 증가함에 따라 욕망의 "합리화"가 이루어진다고 가정한다. 욕망은 더 이상 무의식을 통해서가 아니라 의식적 선택을 통해서 정해진다는 것이다. 욕망의 주체는 "철저하게 선택을 통한 결정에서 주의를 집중하고, 타인에 관하여 무엇이 이성적인 관점에서 소망할 만한 기준인지 숙고하며, 이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것"을 요구받는다.
* 7월 10일*
도저히 더 읽을 수가 없어서 중도 포기...
독자를 이해시킬 생각은 전혀 없이 자신의 사상에 취해 나열하기만 한 것 같다.
정말 불친절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