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
사토 겐타로 (지은이), 서수지 (옮긴이)
1/1
help_outline책 정보
p.21 원숭이들은 노래기를 발견하면 잽싸게 잡아서 자기 몸 여기저기 문지른다. 노래기가 방출하는 화학물질 벤조퀴논을 몸에 바르면 뱀이나 해충 등이 가까이 다가오지 않는다는 걸 터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p.24 왜 그런 ‘쓰레기 약’ 목록이 기록으로 남았을까? 이는 당대를 산 사람들의 생각, 즉 신념 및 종교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들은 질병이란 악마가 몸속에 침투하여 만들어내는 나쁜 현상이라고 믿었다. p.33 당시 매독은 가장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였음이 틀림없지만, 그 병 자체보다 무리하고도 몰상식한 치료가 그들의 수명을 대폭 줄여놓았을 가능성이 크다. p.40 실제로 배위에서 질병으로 죽는 사람이 난파나 전투 중 사망한 사람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많았다고 한다. p.49 영국이 19세기 거의 모든 대륙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전 세계를 주름잡으며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군림할 수 있었던 데에는 ‘괴혈병 정복’이라는 중요한 역사적 배경이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p.55 헥슬론산의 이름을 ‘괴혈병에 저항한다’라는 뜻을 담아 ‘아스코르브산’이라고 개명했다. 또한, 그는 저렴한 포도당에서 비타민C를 합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러한 공적을 인정받아 하워스는 센트죄르지의 뒤를 이어 1937년 노벨 화학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p.56 평생 노벨상을 두 번이나 단독으로 받은 일은 라이너스 폴링의 사례가 그야말로 전무후무하다. p.68 말라리아는 아주 먼 옛날부터 존재했다. BC 14세기에 재위했던 이집트 투탕카멘왕의 사인이 말라리아였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p.80 2년여 동안 피땀 어린 노력 끝에 얻어낸 그의 눈부신 성공은 오늘날까지 전설처럼 전해진다. 사상 최초로 퀴닌 인공 합성에 성공한 이 학자의 이름은 로버트 우드워드로, 당시 스물일곱 살의 풋풋한 청년이었다. p.89 진통제만큼 인류가 절박하게 갈구해 온 의약품은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절박한 요구와 노력의 결과, 인류가 손에 넣은 역사상 최강의 진통제가 바로 ‘모르핀’이다. p.99 엔도르핀은 외상을 입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방출되어 고통을 완화해준다. 예를 들어, 장거리 달리기 선수가 느끼는 짜릿한 흥분과 쾌감은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엔도르핀이 분비되기 때문에 생겨난다. p.116 고대 그리스의 의사 디오스코리데스는 맨드레이크 뿌리를 와인에 넣고 끓인 약제를 환자에게 마시게 한 다음 다리 절단 수술을 했다고 한다. p.124 클로로폼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1853년에 여덟 번째 아들인 레오폴드 왕자, 1857년에 아홉 번째 딸인 베아트리스 공주를 출산할 때 무통 분만에 성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다. p.136 율리아가 죽고 나서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는 나날이 더욱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워갔다. 두 사람 사이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p.151 매독은 러시아에서는 ‘폴란드 병’, 폴란드에서는 ‘독일 병’, 네덜란드에서는 ‘스페인 병’,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는 ‘프랑스 병’으로 불렀다. 정체불명의 꺼림칙한 질병을 남의 나라 탓으로 돌리고 싶어 했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였던 모양이다. p.181 기적의 약은 제2차 세계대전 전장에서 맹활약한다. 독일군에서는 부상병의 상처 부위에 설파제 가루를 뿌리는 처지만으로도 제1차 세계대전에서 만연했던 가스 괴저를 획기적으로 격감시켰다. p.187 이 약을 손에 넣기 전과 후로 인류의 생활상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20세기 초반 아주 먼 옛날이라기보다 비교적 가까운 과거에 한 번 감염되면 그저 회복되기를 하늘에 기도하는 수 밖에 없었던 갖가지 질병이 페니실린이 출현한 후 마법처럼 치유되었기 때문이다. p.199 기존의 전장에서의 상식이 모조리 뒤집혔으며, 플레밍은 영웅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1945년에 플레밍은 플로리, 체인과 공동으로 노벨 생리학, 의학상을 받았다. 양산 연구를 시작한 지 불과 몇 년 만에 페니실링은 세계사를 다시 쓰는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