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은이), 송경은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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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은 온통 모순으로 가득 찬 희한한 곳이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이다. 세상은 이 시처럼 미쳤다.,달이 환하게 뜨면 어두워질 거야. 자동차 한 대가 번개처럼 서서히 모퉁이를 돌면 초록색 평야 위에 얼음이 깔려 있어..... 그 위에 서 있은 사람들이 앉아 있어. 말없이 대화에 깊이 빠져서 말이야. 그때 총 맞아 죽은 토끼가 쏜살같이 평야를 뛰어갔어. 그 뒤에는 이제 갓 열일곱 살이 된 늙은 숙모가 검은색 페인트로 칠한 진청색 관 속에 누워 있어. 그 위에 까마귀처럼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이 쪼그리고 앉아 있어. 살 만큼 다 살아서 머리는 이미 새하얀 백발이 되어버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