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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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20대 초반에 엄마는 삶의 어느 지점에서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에 만난 인연들처럼 솔직하고 정직하게 대할 수 있는 얼굴들이 아직도 엄마 인생이 많이 남아 있으리라고 막연하게 기대했다. 하지만 어떤 인연도 잃어버린 인연을 대체해줄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의외로 생의 초반은 나타났다. 어느 시점이 되니 어린 시절에는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었던 관계 첫 장조차도 넘기지 못했다. p.115,몸과 마음이 자라게 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쌓았던 나는 크게 다투고 헤어지는 이들보다 오히려 서서히 멀어진 이들이 기억에 더 오래 남았다. 그게 친구든, 연인이든 비슷하다. 어쩌면 친구나 연인 둘 다 뿌리는 같은 곳에 두고 있지 않을까. 소중하면 소중할수록 식어가는 마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인간은 변화의 동물이라고 했다. 익숙함을 잘 견디지 못한 어린 날의 나는 익숙해서 편하다는 말이 곧 관계의 끝이라고만 막연히 생각했다. 실제로도 비슷했다. 우린 서로를 잘 아니까 늘 새로운 채 오래갈 거야. 생각했던 관계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말로를 맞았다. 누구의 잘못이라기엔 시기의 문제였던 것 같기도 하고, 그때의 우리가 많이 어렸구나 싶고. 가끔은 사무치게 그립다가도 돌아가자니 망설이게 되는 시절이 누구나 있는 거라면 나는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 벌어진 사이를 함부로 침범하지 못 하는 마음이란 당신이, 당신과 함께 웃은 내 모습이 너무 소중했기 때문이라 말하겠다. 잘 지내고 있나요? 이제 벌써 봄이네요. 아프지 않게만 지내다 좋은 일 생기면 또 닿기로 해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