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4 - 율리우스 카이사르 (상)
시오노 나나미 (지은이), 김석희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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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2020. "로마가 낳은 창조적 천재"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가문 이름 카이사르는 그 자체가 로마제국의 황제를 의미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카이저, 러시아에서는 짜르로 근대까지 이어져온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의 위대함을 추측해볼 수 있겠다. <법의 정신>으로 유명한 몽테스키외는 이렇게 말한다. "카이사르는 행운을 타고났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이 비범한 인물이 뛰어난 소질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러나 결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악덕과 무관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는 어떤 군대를 이끌어도 승리자가 되었을 것이고 어떤 나라에 태어났더라도 지도자가 되었을 것이다." 이것보다 더 높은 평가가 있을까. 4권은 카이사르의 어린 시절부터 갈리아 정복기를 거쳐 루비콘 강을 건너기 전까지의 시기를 서술했다. 그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그에게 푹 빠질 수밖에 없다. 천재는 자신의 시대를 초월하기 때문에 천재다. 하지만 시대를 초월할 수 있는 것도 충분히 시대의 자식이었기 때문이다.(p.115) 독자들의 생각 따위는 완전히 묵살하고 자족감에 잠겨 있는 듯한 강하고 아름다운 형태가 문학에 나타나는 일은 점점 드물어졌다. 이런 식으로 가면 문학은 독자들의 해석이나 비판과의 갈등과 밀통 속에서 괴로워하다가 기절하고 말 것이다.(p.215) 그런데도 어째서 나는 이것을 논란의 여지가 없은 걸작 서사시로 읽는 것일까. 번역문은 상당히 읽기 힘든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전혀 상관없다. 발굴된 조각품의 표면이 부식해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원문이 얼마나 명문인지는 한눈에 알 수 있다.(p.215) 정치도 하고 작전도 하고 돌격병 역할까지 맡은 이 전쟁의 달인에게 전쟁은 거대한 창작이었다.(p.215) 전쟁은 적에 대한 불신만 가지면 되지만, 정치는 다르다. 적조차도 신뢰하지 않고는 정치를 할 수 없는 법이다. 카이사르는 갈리아에서 전쟁과 정치를 동시에 추진하려 하고 있었다.(p.229) 예술가는 위대하다. 저속한 것을 이렇게 고양시키고, 두 개의 모순되는 개념을 더한층 높은 차원에서 조화시켜 하나로 통일하는 일까지도 거침없이 해내고 있으니 말이다.(p.341) 전투도 오케스트라 연주회와 비슷한 게 아닌가 싶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70퍼센트 정도는 이미 결정되어 있고, 나머지 30퍼센트는 무대에 올라간 뒤의 성과로 정해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 100퍼센트가 결정되지 않으면 안심하지 못하는 사람은 평범한 지휘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전투도 연주와 비슷해서, 오랜 준비를 거친 끝에 단 몇 시간으로 승부가 결판난다.(p.459) 그는 흐르는 강물을 내려다보면서 한동안 말없이 강가에 우뚝 서있었다. 그를 따르는 병사들도 말없이 총사령관의 등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뒤를 돌아본 카이사르는 가까이에 있는 참모들에게 말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이 강을 건너면 인간 세계가 비참해지고, 건너지 않으면 내가 파멸한다." 그리고는 그를 쳐다보는 병사들에게 망설임을 떨쳐버리듯 큰 소리로 외쳤다. "나아가자, 신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우리의 명예를 더럽힌 적이 기다리는 곳으로. 주사위는 던져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