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요약: 여행은 우리를 오직 현재에만 머물게 하고, 일상의 근심과 후회, 미련으로부터 해방시킨다.
나는 왜 여행을 하지?
지금까지 여행 패턴을 보면 휴양 목적의 여행은 손에 꼽을 정도다. 나는 새로운 도시를 갈망하며 여행자가 아닌 이주자 컨셉을 즐겨왔다. 숙소를 예약하지 않을 정도로 무모하고 맛집은 절대로 찾아다니지 않는 즉흥적인 여행!!
내 기억속에 제일 남는 여행은 뭐니 뭐니 해도 자동차로 중국의 대륙을 횡단한 여행이 아닐까 싶다.
P. 57
모든 인간은 다 다르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조금씩은 다 이상하다. 작가로 산다는 것은 바로 그 '다름'과 '이상함'을 끝까지 추적해 생생한 캐릭터로 만드는 것이다.
p. 64
「문학은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데이비드 실즈
고통은 수시로 사람들이 사는 장소와 연관되고, 그래서 그들은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데, 그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다.
P. 81
현재의 경험이 미래의 생각으로 정리되고, 그 생각의 결과로 다시 움직이게 된다. 무슨 이유에서든지 어딘가로 떠나는 사람은 현재 안에 머물게 된다. 보통의 인간들 역시 현재를 살아가지만 머릿속은 과거와 미래에 대한 후회와 불안으로 가득하다. 여행은 그런 우리를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부터 끌어내 현재로 데려다 놓는다.
여행이 끝나면, 우리는 그 경험들 중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생각으로 바꿔 저장한다.
P. 138
인류는 오래전부터 인생이 여행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어디에선가 오고, 여러 가지 일을 겪고, 결국은 떠난다. 우리는 극단적으로 취약한 상태로 지구라는 별에 도착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이라는 여행은 먼저 도착한 이들의 어마어마한 환대에 의해서만 겨우 시작될 수 있다.
P. 147
그제서야 지갑을 잃어버렸다는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당황하는 그녀 대신 현지인 할머니가 버스요금을 내주었다. 나중에 갚겠다고 하자 할머니는 고개를 저으며, 자기에게 갚을 필요없다. 나중에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면 그 사람에게 갚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환대는 이렇게 순환하면서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그럴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준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만한 세상이 아닐까.
이런 환대의 순환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은 게 여행이다.
P. 213
'여행의 이유'를 캐다보니 삶과 글쓰기, 타자에 대한 생각들로 이어졌다.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며,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여행에서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도 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에 굴러간다. 낯선 곳에 도착한 이들을 반기고, 그들이 와 있는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다 가도록 안내하는 것, 그것이 이 지구에 잠깐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들이 서로에게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