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멸감 -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김찬호 (지은이), 유주환
1/1
help_outline책 정보
모멸감,평소에 잘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단어였다. 하지만 이 단어는 대한민국에서 성장해온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부정적 감정중 하나다. 모멸감의 사전적 정의는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이다. 평소에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감정은 아니지만 떠올려 보면 일상 생활에서 수도 없이 느끼는 것 같다. 친구가 장난삼아 놀릴 때, 음식점 종업원이 나에게 시큰둥하게 반응할 때, 직장 선배가 나에게 동정할 때, 후임이 선임의 말을 간과할 때 등과 같이 정말 사소한 일들로 인해 우리는 모멸감을 받는다. 그렇다면 이 모멸감을 줄어들게 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총 3가지를 설명한다. 첫번째는 구조적인 차원이다. 실업,집값폭등,최저생계비등의 경제문제가 가난과 빈곤을 형성하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모멸감을 받는다. 이는 곧 정치의 몫으로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분배의 틀 재정비’가 필히 요구된다. 두번째는 문화적인 차원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빈번하게 특정 기준(학력,경제력,가정환경,거주지,피부색,외모,나이등)으로 귀천을 나눈다. 즉 위계의식이 생기는 것이다. 외제차를 타는 사람은 국산차를 타는 사람들을 하찮게 보고 대학교를 나온 사람이 고졸을 무시하는 행동들이 모멸감을 주는 행위다. 이제 이 사회에 만연한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 즉 모든 사람들을 존중하고 동등하게 대하는 태도가 필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개인의 내면적인 힘을 키워야 한다. 우리 사회에 모멸감이 깊게 스며 든 이유는 스스로의 품위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돈,외모등 겉으로 드러나는 품위는 올라가는데 한계가 있고 오로지 타인으로부터 받은 인정으로 만 자신의 가치를 찾는다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타인 위에 군림하지 않고 위엄을 누리는 태도와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너그러운 성품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이 사회 전반적인 모멸감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은 사람들 만큼은 자신이 느끼는 모멸감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