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튜브의 보람이가 초등학생이 된다면 어떨까. 중2가 된 보람이는 보람튜브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7살 유튜버가 청담동에 어마어마한 빌딩을 샀다는 자극적인 기사제목에 처음 본 보람튜브는 비슷한 콘텐츠의 홍보영상같았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매체가 까다로운 기준을 가져야 하는 미디어시대. 보람컴퍼니는 얼만큼의 철학을 가지고 있을까, 사실 궁금했다. 아이라는 콘텐츠는 계속 자라므로.
이와 같은 맥락으로 리얼마래를 읽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매일매일의 기록을 남기는 마래의 파워블로거 엄마아빠. <숲에서 자라는 아이, 마래>, <사교육없이 자라는 아이, 마래>와 같은 제목으로 이미 책도 몇 권이나 출판한 인기 작가의 아이는 실제로 어떻게 생각할까? 예전부터 **이네 세계일주, 홈스쿨링으로 아이비리그에 간 ##이 같은 제목의 책을 볼 때마다, 저 아이는 과연 저렇게 생각할까- 늘상 궁금했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에 각종 사진과 글로 공개되는 아이들의 귀여운 일상. 이제는 방송과 유튜브 영상으로 찰나의 표정까지 감출 수 없는 아이들의 성장일기가 가끔 위험하다고 느낀다. 천진난만한 어린이는 곧 까칠하고 삐딱한 사춘기를 맞는다. 그 아이 뿐만 아니라, 그 아이의 주변 친구들도.
마래와 마래의 친구들이 겪는 12살이 책 속에 펼쳐진다. 왜 아이들은 꼭 세 명이 친할까? 모든 초등학교 문제의 씨앗인 진실게임은 왜 동서고금 계속 될까? 절대 다시 친해질 수 없을 것 같은 친했던 친구는 어떻게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비밀을 말하는 것이 좋을까, 숨기는 것이 좋을까?
이 책을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지만, 아이들이 과연 이 모든 것을 캐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냥 한 두 시간 재밌게 읽고 접으면 그만인 책으로 남을 수도 있다. 행간의 분위기, 작가가 이 상황에서 이 낱말을 선택한 이유, 주인공이 느끼는 순간의 감정들. 이것까지 아이들이 알아차리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그래서 때때로 아이들 책은 내게 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눴을 때, 아이들의 작은 생각 속에 거대한 이야기가 펼쳐질 때, 그 아이가 책을 통해서 상상도 못 했던 감정을 직접 느끼게 될 때. 책은 힘을 발휘한다. 알지 못 하는 위기의 순간에 풀어나갈 지혜를 선물한다.
책을 읽고 아이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 좀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어른이 적절한 질문을 제시하는 것. 다시 아이들이 함께 고민하는 것. 이와 같은 활동이 곳곳에서 더욱 자주 일어나기를 바란다. 뿐만아니라 여전히 미성숙한 어른에게 이보다 좋은 책이 없다. 이해 안 가는 책, 뻔한 책 보다 탄탄한 스토리로 매력적인 캐릭터로 단숨에 이야기에 몰입되는 청소년도서를 읽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