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진행자로 처음 알게 되어 얼굴 아닌 목소리로 친근한 사람이었다, 저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윤범 씨는. 왠지 엄근진해야 할 것 같은 클래식 방송을 진행하면서도 금방 떠오른 농담을 말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기분 좋게 익살스럽고 솔직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글로 만난 그의 모습도 딱 그렇다. 외부인에게는 성역처럼 느껴지는 클래식 음악계의 자잘한 이야기도 해주고 예술을 하는 사람이자 향유하는 사람으로서 예술과 인생의 접점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러던 중에 불쑥 마음 저린 속내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삶과 우리가 즐기는 예술이 별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읽고 듣고 보고 느낀 것이 나의 삶과 내가 나아가는 방향과 다르지 않도록 노력하는 한 사람으로서 같은 생각을 하고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특히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