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은신처 생활을 시작하지 않았던 편이 오히려 낫지 않았을까? 만일 지금쯤 죽어 없어졌더라면 이렇게 암담한 생각도 하지 않고 우리의 보호자들에게도 신세를 지지 않아도 됐을 테니까.
그러나 곧 그런 생각은 지워 버린단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 생명을 사랑하고, 자연의 소리를 잊지 않고, 아직도 모든 것에 대해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
나는 곧 무슨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어. 이렇게 불안한 마음처럼 견디기 어려운 것은 없어. 차라리 모든 것이 끝나 버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 그때는 우리 편이 이기든지 지든지 우리의 삶이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안네의 힘든 마음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