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주만이 우리를 살리고 현실적으로 이 인생을 살아가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주’ 가 나를 이끈 것
대학교 2학년때 기숙사에서 잘리면서 자취를 하게됐다.
2학년 1학기
첫번째 집은 기숙사비와 비슷한무보증에 30짜리 원룸. 나와 내 동거묘, 룸메와 룸메의 동거묘 넷이서 복닥거리고 살았다. 6평 남짓한 집인지 창고인지 모를 곳에서 다섯달을 버텼고 두번째 집으로 이사했다.
2학년 2학기
두번째 집은 월세가 이전 집의 두배였고 방과 거실이 있는 큰 집이었다. 부엌과 화장실만 합해도 이전집보다 넓었다. 집이 커지니 짐도 커졌고 아직은 동거가 서툴었던 룸메와 나는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고 헤어져야했다.
3학년 1학기
세번째 집부터는 혼자살게 되었다. 적당한 월세에 볕이 잘드는 작은 원룸이었다. 방학때 나는 새로운 동거묘를 들였다. 자취의 최대 적은 바퀴벌레가 아니라 외로움이란걸 알게되었다. 외로운 인간 1과 외로운 고양이 2가 서로 부둥거리며 살았다.
3학년 2학기
여전히 세번째 집에서 지냈고 학기말 같이 지내던 동거묘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내 마음은 집이나 학교에 머물지 못했고 한동안 무지개다리 건너편에 있었다.
휴학
휴학을 하고 스스로 할일을 찾아야했다. 혼자서 훌쩍 떠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공부를 했다. 몸이라도 집에 오래있다보니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졸업 후 현재
서울로 이사를 왔고 룸메와 1년정도 지내다 지금은 다시 혼자살고 있다. 가구부터 작은 소품까지 오랜시간 모아왔고 지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나만의 스윗홈이 되었다. 집이 너무 소중해 컵하나 수건한장 사는데도 고심하게되는데 이게 뭔 낭비냐 싶다가도 이렇게 가꿔진 집을 보면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월세는 언제 탈출할 수 있을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