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박민정, 임성순, 임현, 정영수, 김세희, 최정나, 박상영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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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는 이모의 계획에 대해 이 야기를 나누었다 보통때와는 달리 우리의 견해는 어느 정도 일치했다. “그래도 너무 일러.” “맞아, 아직 건강하신데.” “얼마 전에 환갑이셨잖아.” “삼 년 전이었어. 우리가 침대를 사 드렸잖아.” “그래, 아직 새거나 다름없겠네.”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누다가 나는 문득 그렇다면 우리가 새 물건을 그만 사게되는 순간은 언제인가' 라는 생각으로 빠져들었다. 내가 지금 사는 물건이 헌것이 되는 걸 내 눈으로 보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순간은 얼마나 나이가 들었을 때일까, 그때가 되면 더 이상 새 물건을 사지 않고, 내가 가진 헌 물건들이 모두 나만큼 낡을 때까지 기다리는 일밖에 없는 것인가 그럼 내 낡은 몸이 온통 낡은 물건들에 둘러싸인 채 삶의 마지막 순간 을 맞이하게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들을 했다.